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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OKR로 목표를 혁신하라! #1

OKR을 통한 성공적인 성과관리

등록일 2020년03월12일 13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오스카 작품상까지 휩쓴 봉준호 감독은 사실 10년 전부터 세계적인 영화감독이었습니다.

외국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로 학위 논문을 쓰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2003년 살인의 추억, 2006년 괴물, 2009년 마더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 감독을 넘어 세계적 감독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내놓는 영화마다 흥행과 작품성까지 잡는 그이지만 촬영을 마치고 나면 늘 후회가 남는다고 합니다. ‘이 장면은 배우의 감정 선을 더 살렸어야 하는데’ ‘이 장면은 세트장을 다르게 지었어야 하는데’ 하고 말입니다.

이런 봉준호 감독이 ‘다른 건 몰라도 이 장면만은 어디 내놔도 자랑스럽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마더의 엔딩입니다.

 

마더의 엔딩 장면이 떠오르나요? 안 보셨다면 보시길 권합니다. 햇살이 비치는 관광버스 창으로 신나게 춤추는 관광객들이 보입니다.

대부분 중년 여성으로 평범한 우리의 어머니이자 옆집 아주머니의 모습입니다.

그들 사이로 버스 뒷자리에 앉아 있던 주인공(김혜자 분)이 천천히 일어나 춤을 추면서 무리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춤추는 어머니들과 한데 어우러져 그 존재를 알아보지 못하게 된 채 영화는 끝이 납니다.

봉준호 감독이 마더의 엔딩장면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하는 것은 그가 세운 연출 목표를 달성했다는 의미입니다.

 

 

 

그의 목표는 무엇이었을까요?


 

영화 마더는 살인을 저지른 아들을 구하기 위해 평범한 어머니가 보이는 과도한 모성애를 다룬 작품입니다.

평소에는 한 없이 인간적인 어머니지만 자식을 위해서는 악을 서슴없이 저지릅니다.

결국 주인공은 아들의 살인을 본 유일한 목격자인 고물상 할아버지를 죽입니다.

아들은 풀려나고 엉뚱한 사람이 범인으로 지목되어 수감되고 주인공의 살인도 방화로 묻히게 됩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 악의 평범성, 인간의 숨겨진 악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따라서 봉준호 감독의 엔딩 장면 목표는 ‘군중 속에 가려진 인간의 이중성을 나타낸다’ 였던 것입니다.

 

목표만 봐서는 영화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기에 더없이 훌륭해 보입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인간의 이중성을 나타낸다는 이 추상적인 목표가 달성되었음을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을까요?

 

 

 

OKR (Objective Key Results)


 

구글의 목표 달성 방식으로 유명해진 OKR을 영화 마더에 적용해보면 ‘인간의 이중성을 나타내는 엔딩 장면을 만든다’가 Objective (목표)입니다.

‘평범한 어머니들이 춤추는 장면 속으로, 살인자인 주인공이 걸어 들어가고 그들 모두는 검게 표현되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가 Key Results (결과지표)입니다.

 

KR(결과지표)란, 목표가 달성되었음을 알려주는 가늠자입니다.

KR(결과지표)이 구현되었음이 확인되면 O(목표)를 이루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OKR의 핵심 개념입니다.

O(목표) 만 있어서도 안되며 KR(결과지표)만 있어서도 안됩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수립하는 것이 구글의 목표 달성 방식 OKR인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동안 O(목표) 또는 KR(결과지표), 둘 중에 하나만 세운 경우가 많았을 것입니다.

고등학생이 공부 잘 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목표(Objective)일 뿐입니다.

KR(결과지표)를 정해놓지 않으면 어느 수준에 도달했을 때 목표를 달성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 때 KR(결과지표)은 수능점수 전국 5%이내 또는 전교 10등 이내로 구체화 되어야 합니다.

O(목표)만 있으면 내가 무엇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KR(결과지표)만 있으면 내가 왜 이것을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따라서 두 가지는 동시에 정해져야 합니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맥주회사에서 신제품 출시라는 O(목표)가 정해졌다면 상반기 안에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맥주 출시라는 KR(결과지표)도 함께 설정되어야 합니다.

 


 

다시 영화 마더로 돌아가서

‘인간의 이중성을 나타낸다’는 엔딩 장면의 O(목표)를 달성한 봉준호 감독은 무엇을 보고 달성여부를 확인하고자 했을까요?

 

앞에서 간단히 언급했지만 더 보충하자면 ‘버스에서 평범한 어머니들이 춤을 추고 있고 그 속으로 또 한명의 평범한 어머니가 춤을 추며 들어간다.

그녀는 살인자다. 살인자와 다른 어머니들 모두는 검게 표현되어 누가 누구인지 알아 보지 못하게 표현된다’가 KR(결과지표)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또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습니다.

고등학생이 수능점수 전국 5%이내를 달성하여 공부를 잘 하게 되었습니다. OKR을 달성한 것입니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습니다.

맥주회사가 상반기 안에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한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회사가 성장하지 않는 것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무엇을 고려하지 않은 것일까요?

 

 

 

OKR을 비전과 사명, 실행계획과 정렬하라


 

고등학생이 자신의 목표인 공부 잘 하는 것을 달성했는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요?

기업이 신제품을 콘셉트에 맞게 출시했음에도 왜 만족스럽지 않을까요?

 

맹목적인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진정으로 유의미한 목표를 달성한 것이 아닌 당연히 목표여야만 할 것 같은, 남들도 다 그렇게 정하는 목표를 따라 갔기 때문입니다.

나와 조직에 유효성을 주는 비전과 사명에 목표가 정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영학의 조직행동론에서 만족도를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이론이 있습니다. 브룸의 기대이론입니다.

인간은 유의성, 수단성, 기대성이 동시에 충족될 때 동기부여되고 만족한다는 이론입니다.

유의성이란 비전과 사명이 나에게 참된 가치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세계적인 거장이라는 비전과 인간의 본성을 영화에 담아낸다는 사명을 정하고서도 행복하지 않다면 비전과 사명을 잘 못 정한 것입니다.

자신에게 유의미하지 않는 것을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감독 또는 양적으로 많은 영화를 생산해내는 감독이라는 비전이 자신에게 더 유의미한 것임을 모르고 비전을 설정한 셈이 됩니다.

 

다음으로 수단성이란 OKR(목표)이 비전을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고등학생이 행복하게 사는 것을 비전과 사명으로 정해 놓았는데 공부를 잘 하고서도 행복하지 않다면 공부라는 OKR이 행복이라는 비전과 사명의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목표 수립이 잘못된 것입니다.

맥주회사가 신제품을 제 때에 잘 출시하고서도 더 상위의 목표인 비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은 실정에 맞지 않는 목표를 수립했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지금은 신제품 출시가 아니라 제품 라인업을 줄이고 원가절감에 신경 쓰는 것이 진정으로 수단이 되는 OKR이었던 것입니다.

 

 

다음은 기대성입니다. 아무리 유의미한 비전과 수단이 되는 목표가 있더라도 그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봉준호 감독은 세계적인 거장이 되기 위해 마더의 엔딩 장면에 인간의 이중성이라는 장면을 연출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더라도 그것을 촬영해 낼 능력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전이 구성원의 가슴을 뛰게 하고 수단이 되는 목표를 세웠어도 구성원 역량이 부족하고 조직의 자원이 미비하다면 비전과 목표도 뜬구름 같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따라서 개인이든 리더든 비전이 유의미한가 목표가 수단이 되는가 목표를 달성할 역량을 가졌는가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OKR로 목표를 혁신하라’ #2에서는, OKR을 수립하는 방법과 실행계획에 대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글 : 손정, 와이즈먼코리아 겸임교수, [당신도 불통이다] [업무력] 저자

유튜브 : 책 읽어 주는 강사, sjraintr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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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금 기자 (mkpark@koreabizreveiw.com)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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