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관련 전문 인재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글로벌 IT 업계에서 AI 인재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관련 인재풀이 약한 일본 기업이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대표기업인 소니가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임금에도 차등을 두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영역에 뛰어난 역량을 갖춘 디지털 인재의 경우 다른 신입사원보다 최대 20% 높은 7300만원의 연봉을 받게 된다. 입사에서부터 철저한 성과·능력 중심의 임금체계를 도입하면서 일본 노동시장 전반에 일침을 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새로운 제도에 따라 730만엔(약 7300만원)의 연봉을 받는 신입사원이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함께 입사한 동기들의 평균보다 20% 높은 금액이다.
현재 소니는 급여산출의 기준으로 업무역할에 따른 등급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그간 입사 후 1년간은 등급을 부여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입사 3개월부터 등급이 부여된다. 올 봄 입사한 소니의 신입사원은 약 400명이다. 내년 신입사원의 경우 4월 입사 직후부터 등급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구글 등 해외 IT대기업을 포함한 기업 간의 인재쟁탈전이 치열하다"며 "해외에서는 필요로하는 기술을 가진 인재들에게 높은 급여를 제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AIJ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세계 AI 정상급 인력 2만2400명 중 약 절반이 미국쪽에 집중돼 있으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이같은 소니의 조치를 두고 산업과 국경을 초월해 디지털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 결과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구글과 애플 같은 거대 IT 기업의 경우, 입사 때부터 능력에 따라 연봉에 차등을 두는 방식을 쓰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자사로 영입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 평등을 중시하고 급여체계도 일률적인 경향이 강하다. 이는 생산성, 국제 경쟁력의 침체를 불러왔다"며 "대기업인 소니가 입사 시부터 능력주의를 앞세워 일률적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노동시장에 일침을 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연공서열에서 벗어나 성과·능력중심의 임금구조로 변화하는 기업들도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저출산 및 고령화 영향으로 일본의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인력 쟁탈전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유니클로와 LINE, 도시바, 야후 등 많은 일본 기업들이 일찌감치 AI 인재에 많은 연봉을 주고 있다. 특히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은 우수직원 확보를 위해 2020년부터 신입사원의 초임을 약 20% 높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