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업계도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구독경제'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고정 소비자를 확보하는 '록인(Lock-in) 효과'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국내 구독경제 시장 확대에 발맞춰 TV홈쇼핑업계 최초로 생리대 정기배송 사업을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올해 안에 CJ몰(CJmall)에 정기배송 전용 사이트를 오픈해 정기결제를 자동화하고 정기배송 상품군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고객들의 구매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매 기간 일정 금액을 내면 정기적으로 물건을 배송받거나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다. 크게 ▲정기배송 ▲스트리밍 ▲렌탈 등으로 나뉜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등장하면서 국내에도 구독경제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가장 성공한 구독경제 모델로, 지난해 국내 이용자 수가 274% 증가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초 월 72만원에 현대차 3종을 바꿔 탈 수 있는 ‘현대 셀렉션’ 서비스를 선보였다.
CJ ENM 오쇼핑부문이 진행하는 첫 정기결제 상품인 에어퀸 생리대는 주로 폴리에틸렌(PE) 필름을 사용하는 방수층에 신소재인 ‘나노 멤브레인(Nano Membrane)’을 적용해 기존 생리대보다 통기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나노 멤브레인이란 사람 머리카락의 500분의 1에 불과한 나노 섬유를 입체적으로 쌓아 그물망 구조로 만든 원단으로, 일반 비닐 생리대보다 통기성이 높다. 피부에 닿는 생리대 표지층(커버)엔 국제 유기농 섬유 인증(OCS)을 받은 순면을 100% 사용했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국내 소비 트렌드가 구독경제로 변화하는 점에 착안해 에어퀸 생리대 제조사인 레몬에 정기배송 사업을 역으로 제안했다. 정기배송 사업에는 정기결제 시스템과 배송 인프라, CS 역량이 핵심인데, CJ ENM 오쇼핑부문은 TV홈쇼핑업계에서 유일하게 정기결제 시스템을 자체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 콜센터 상담직원 등을 활용해 결제·배송·CS를 동시에 책임질 예정이다.
박세동 금융서비스사업팀 팀장은 "그동안 TV홈쇼핑에서 몇달치 이용금액을 한 번에 선결제하는 방식의 정기배송 상품을 판매한 적은 있으나, TV홈쇼핑사가 매월 정기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구독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선결제 방식의 경우, 고객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중도 취소나 반품이 어려웠는데 생리대 정기배송은 필요한 시기마다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어 쇼핑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TV홈쇼핑시장에서는 구독경제 모델 중 하나인 렌털 비중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실제 올 1분기 CJ ENM오쇼핑부문의 렌털상품 편성횟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으며 렌털상품 주문금액과 주문건수도 각각 15% 늘었다. 안마의자와 정수기 위주이던 렌털 상품군도 뷰티디바이스(뷰티·다이어트 기기), 대형브랜드가전(에어컨·냉장고·건조기), 음식물처리기, 러닝머신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전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2015년 약 470조원에서 2020년 594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