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코스트코에서 전용으로 쓸 수 있는 결제카드가 삼성카드에서 현대카드로 바뀌게 돼 양사 간 유례없는 마케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카드결제 시장에서 현대카드가 업계 3위로 치고 올라갈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코스트코 대신 대형마트와 보다 강화된 제휴를 통해 기존 고객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의 독점 카드사가 24일부터 기존 삼성카드에서 현대카드로 바뀐다. 삼성카드는 홈플러스에서 결제일에 최대 5% 할인을 제공하는 '홈플러스 삼성카드'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코스트코는 단일카드 결제방식을 고수해오며 1999년 12월 말부터 삼성카드와 제휴 관계를 이어왔다.
그동안 네 차례 계약 갱신 때 재계약에 성공한 삼성카드는 19년 넘게 '장기 집권'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8월 현대카드에 독점권을 넘겨주게 됐다.
코스트코는 한번 계약하면 장기간 독점 결제권을 누릴 수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대어'다. 코스트코를 누가 가지고 가는지에 따라 시장점유율 변동이 적지 않다. 코스트코는 회원 수가 191만명이고, 연간 매출액이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2017년 9월 1일∼2018년 8월 31일) 3조9천227억원에 달한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카드결제 비중이 70%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코스트코의 제휴사는 코스트코의 추정 카드 매출액 2조7천459억원 가량을 고스란히 가져가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KB국민카드의 카드 취급액(일시불+할부) 87조4천104억원과 현대카드 85억4천146억원의 격차인 1조9천959억원보다 크다. 즉 현대카드가 기존 코스트코 회원을 무리 없이 자사 고객으로 유치하면 신용카드 시장점유율 3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카드는 카드 재발급이라는 '번거로운' 일을 코스트코 회원들에게 장려하기 위해 삼성카드보다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카드를 지난 2월 선보였다.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는 코스트코에서 결제하면 최대 이용금액의 3%를 적립해주고 연간 적립 한도도 50만포인트로 넉넉하게 설정했다. 기존 코스트코 삼성 특화 상품은 적립률은 1%, 적립 한도는 월 1만포인트였다.
현대카드는 결제 데이터를 공동으로 분석해 코스트코 회원들에게 맞춤형 상품과 혜택을 제공하고, 양사 브랜드 자산을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계약 기간이 10년인 만큼 장기적 안목으로 시너지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카드는 그동안 5년 단위로 재계약해왔다.
삼성카드는 이번에 제휴사 지위는 잃었으나 최대한 고객 이탈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기존 코스트코 제휴카드의 서비스 대상을 코스트코에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할인점으로 변경했다. 코스트코에서 받던 혜택을 이들 할인점에서 받게 한 것이다.
새 활로는 코스트코와 유사한 창고형 할인점 업태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찾았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전담팀을 신설하고 단독 제휴에 걸맞은 특화 상품을 내놓았다.
단독 제휴는 독점적으로 트레이더스 특화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로, 코스트코와 같이 삼성카드만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트레이더스에서 시중 카드로 모두 결제 가능하다.
삼성카드가 올 2월 출시한 '트레이더스신세계 삼성카드'는 이용금액의 최대 5% 할인, 연간 할인 한도 60만원이라는 파격적 혜택을 담았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9천100억원으로 규모 면에서 코스트코에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들어 해마다 20%대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