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향후 전기차만 생산하기로 결정한 스웨덴 완성차 브랜드 볼보자동차그룹(Volvo)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됐다.
LG화학은 볼보자동차그룹과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적용될 리튬이온 배터리 장기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볼보의 모듈형 플랫폼 기반 전기차와, 볼보의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차세대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볼보가 '멀티빌리언'(multibillion·수십억) 달러라고 언급한 만큼 수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외에도 중국 CATL이 공급사로 선정됐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모듈형 플랫폼 기반으로 설계되는 볼보와 폴스타의 전기차 차세대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폴스타는 볼보자동차그룹이 2017년 론칭한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이다.
모듈형 플랫폼은 다양한 차량 모델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차체 뼈대로 이를 이용하면 원가절감 및 제품개발 기간을 축소할 수 있어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이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볼보차그룹은 2020년대 초 차세대 중대형 전기차에 적용되는 모듈형 플랫폼 'SPA2'(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2)를 선보일 예정이며 소형차 전용 모듈형 플랫폼으로는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를 적용하고 있다.
볼보차그룹은 2017년, 2년 후인 2019년부터 신차는 전기자동차만 출시하고, 2025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50%를 순수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컸다.
볼보차그룹은 이와 관련 "LG화학은 전세계 자동차업계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기간에 걸쳐 성공적으로 공급해온 선도업체로서 기술 리더십, 책임있는 공급망 관리,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볼보의 엄격한 구매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는 기업"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오랫동안 축적해온 공정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 업계 최초로 파우치형 배터리 '롱셀'(Long Cell) 기술을 개발해 자동차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롱셀은 배터리 팩 내부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고, 팩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어 '모듈형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제작에도 강점을 갖는다.
LG화학은 국내를 비롯해 순수 전기차 시장의 90%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중국, 유럽 3개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을 구축한 유일한 업체이다. 지난 10년간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210만대이며 현재 수주잔고는 110조원에 달한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은 2019년에는 5조원, 2020년은 10조원으로 1년 사이 2배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가치 상위 20개 중 13개 브랜드는 LG화학 배터리를 사용한다. 주요 고객사는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포드, 볼보, GM, 르노, 현대차 등이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김종현 사장은 "이번 계약은 1990년대초부터 30여년에 걸쳐 연구개발(R&D)를 비롯해 생산, 품질 등 전분야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얻게 된 의미있는 성과"라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아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B3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리튬이온 배터리 및 니켈수소 전지)이 올해 228억 5400만달러(27조1300여억원)에서 2022년 399억 8400만달러(47조4800여억원)으로 75%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