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향후 5년간 창업·벤처·중소기업에 33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에 발맞춰 우리 경제를 이끌 혁신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17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혁신금융추진위원회는 지난 14일 위원장인 손태승 회장(사진)의 주재로 1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혁신금융추진위를 꾸렸으며, 그 아래 그룹사 임원을 단장으로 하는 ▲여신 지원 ▲투자 지원 ▲여신제도 개선 ▲핀테크 지원 등 4개 추진단을 뒀다. 이번 33조원 투입이 첫 의사결정이다.
손 회장은 “혁신성장은 우리 경제의 돌파구”라며 “지난 120년간 기업금융을 통해 경제성장에 기여해왔던 만큼 앞으로도 혁신금융 조력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주축은 여신 지원이다. 올해 5조4000억원을 포함해 향후 5년간 31조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맞춤형 상품 출시 등을 통해 혁신·창업·사회적기업에 대출금리를 우대해주고 대출한도를 늘려주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이 혁신기업 분야 여신만 따로 강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기업금융에 강한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그룹사간 협업을 통해 혁신기업을 더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도 병행한다. 투자지원추진단은 우리종금, 우리PE자산운용과 함께 ▲혁신기업에 대한 직접투자 ▲그룹 주도의 혁신성장펀드 조성 ▲정부 주도의 혁신모험펀드 간접투자 등 3종 프로그램 중심으로 향후 5년간 2조1000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당장 다음달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우리종금이 출자하고 우리PE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혁신성장펀드를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펀드에는 거래기업까지 참여할 것으로 우리금융은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여신제도개선추진단은 전(全)그룹사 여신정책, 리스크관리 조직이 참여해 일괄담보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괄담보제는 기업이 보유한 매출채권, 부동산, 지식재산권(IP) 등을 한 건으로 통합해 담보로 설정하는 것이다. 통상 담보별로 실행되는 현재 금융권 대출과는 차이가 있다. 담보 부족으로 대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숨통을 튀워주기 위한 것으로 금융당국이 특히 강조해 왔다.
또 우수기술 보유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개선, 신기술·신사업 분야에 대한 심사 역량 강화 등도 개선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앞으로 매월 추진단별 자체 성과를 분석하고 분기별 그룹 경영협의회에서 진행 현황을 점검할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