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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지식사전] 무해력과 토핑경제, Z세대가 바꾼 소비의 모든 것

등록일 2025년05월23일 16시33분 트위터로 보내기

푸바오 신드롬부터 요아정 열풍까지,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의 탄생

 


[사진 : 중국으로 반환되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모습 (출처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2025년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는 Z세대가 만들어낸 두 가지 핵심 키워드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무해력'과 '토핑경제'다.

작고 귀여운 존재들에게서 위안을 찾는 무해력 트렌드와 개인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토핑경제는 기존 소비 패턴을 완전히 뒤바꾸며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주요 키워드로 선정된 이 두 트렌드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자 행동과 기업 전략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무해력의 시대, 작은 것들이 만드는 큰 힘

푸바오에서 듀가나디까지, 무해함의 매력

무해력은 "작고 귀엽고 연약한 존재가 지닌 강력한 힘"을 의미한다. 2024년 전국을 강타한 푸바오 신드롬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으로 반환되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보며 대성통곡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무해력 트렌드의 강력함을 보여준다.

Z세대 사이에서는 대충 그린 듯한 '듀가나디' 이모티콘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확한 철자보다는 귀여움을 강조한 '나 안아..' 이모티콘은 특유의 투박하지만 애틋한 매력으로 밈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무해력의 경제적 효과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인형 키링 소품숍 이용 건수가 2022년 대비 약 112% 증가했다. 특히 30-40대 이용률도 7.6% 증가해 무해력 트렌드가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트박스는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2023년 매출 2,243억 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21%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실바니안 패밀리 같은 미니어처 제품들은 오픈런 현상까지 일으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토핑경제의 부상, 나만의 개성을 만드는 소비

 

크록스와 지비츠, 주객전도의 마케팅

토핑경제는 상품의 본질적인 요소보다 부가적인 요소인 '토핑'이 더 주목받아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현상을 말한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크록스와 지비츠다.

크록스 전용 액세서리인 지비츠의 매출 비중은 2022년 8%에서 2023년 17%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비츠 때문에 크록스를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속품이 주 상품보다 중요해진 대표적인 사례다. 크록스는 현재 디즈니, 마블 캐릭터부터 저스틴 비버, 포스트 말론 등 팝스타, 그리고 발렌시아가 같은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지비츠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요아정 열풍과 50가지 토핑의 마법

요거트 아이스크림 전문점 '요아정'은 토핑경제의 또 다른 성공 사례다. 50가지가 넘는 토핑으로 나만의 조합을 만들거나 유명 연예인의 추천 조합을 따라 주문하는 재미가 인기의 비결이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분석센터에 따르면 요아정의 2024년 상반기 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약 422% 증가했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집단의 차이가 줄어들고 개인의 차이가 커진 시대를 맞았다"며 "나에게 맞춘 세상, 나만을 위한 상품을 갖고 싶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

 

맞춤형 서비스로의 전환

식품업계는 토핑경제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풀무원다논은 Z세대의 디저트 트렌드를 반영해 휘낭시에와 머랭 등 구움 과자를 곁들인 요거트 '요거톡 레몬비스킷&머랭'을 출시했다.

CU는 그릭 요거트 출시 이후 해당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대비 48.2%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견과류(56.5%), 시리얼(31.1%), 컵과일(25.7%) 등의 판매량도 함께 늘었다. 청년피자는 14가지 오리지널 피자 중 원하는 4가지를 선택해 한 판으로 구성할 수 있는 '나만의 사색피자'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무해력 마케팅의 활용

IPX는 Z세대의 무해력 트렌드에 발맞춰 캐릭터 키링과 인형을 취향대로 꾸밀 수 있는 전용 의상 및 액세서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셀럽 키링으로 유명한 '모남희'는 키링에 바라클라바, 후디, 레더자켓 등을 입힐 수 있는 FW 시즌 쁘띠 클로젯을 출시했다.

 

 

글로벌 트렌드와의 연결고리

 

아시아태평양 아이스크림 시장의 성장

글로벌 아이스크림 시장은 2023년 761억 달러에서 2032년 1,32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23년 32.82%의 시장 점유율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빠른 도시화와 가처분 소득 증가, 그리고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프리미엄화와 건강 트렌드

현재 더 건강하고 기능적인 식품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 및 천연 항산화제와 같은 영양 및 생리학적 특성을 가진 특수 성분을 함유한 아이스크림이 생산되고 있다. 이는 무해력과 건강을 동시에 추구하는 Z세대의 니즈와 정확히 일치한다.

 

 

시사점과 미래 전망

 

불안의 시대, 위로를 찾는 소비

트렌드 코리아 연구진은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열광하는 무언가는 역설적으로 그 공동체에서 가장 결핍된 요소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무해력 트렌드의 배경에는 경쟁과 갈등이 심화된 현대 사회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심리가 깔려 있다.

젊은 세대가 스스로를 '긁힌 세대'라고 칭하며 멘탈이 흐트러졌을 때 '긁혔다'고 표현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기업의 전략적 과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Z세대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의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선보이고, 순수하고 긍정적인 존재들에게 희망을 얻는 특성에 착안해 무해력에 내포된 가치를 활용하는 브랜드들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무해력 트렌드를 활용할 때는 진정성 있게 전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강한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개성과 위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소비

무해력과 토핑경제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관의 변화를 보여준다. 개성을 표현하고 싶지만 동시에 위안을 찾고 싶어하는 이중적 욕구가 새로운 소비 패턴을 만들어내고 있다.

2025년에도 이러한 트렌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소비자의 개별적 니즈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결국 Z세대가 원하는 것은 '나다움'을 표현하면서도 '상처받지 않는' 안전한 소비 경험인 것이다.


 

경영연구 및 사례분석 연구 : KBR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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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유 기자 (mk.park@koreabusinessreview.com)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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