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간 직원 퇴사, 기업 손실 분석: 1인당 최대 2천만원 비용 발생
인력 이탈로 인한 재무적·비재무적 손실 현황 및 대응책
[사진 : 수습을 마치고 퇴사하는 직원의 모습 (출처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수습기간 직원의 퇴사는 기업에 단순한 인력 공백 이상의 재정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신입사원의 약 25%가 1년 이내에 퇴사하며, 이 중 상당수는 수습기간(3개월) 종료 직후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기업 인력 이탈에 따른 경제적 손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신입 직원 한 명이 수습기간 후 퇴사할 경우 기업이 입는 손실은 평균 1,5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습기간 인력 투자 비용 실태
수습기간 중 기업이 신입 직원 한 명에게 투자하는 비용은 예상보다 크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직접 비용 분석
2024년 기준, 수습사원에게 지급되는 기본 임금은 법적으로 최저임금(시급 9,860원)의 최소 90%를 지급해야 한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월 약 185만원, 3개월간 약 555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4대 보험 기업 부담금(약 9%)과 기본 복리후생비를 더하면 직원 1인당 직접 비용은 600만원을 상회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3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평균 620만원, 대기업은 평균 680만원의 직접 비용을 수습기간에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훈련 비용 부담
직접 비용보다 더 큰 부담은 교육훈련 비용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기업 내 인적자원개발 현황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신입사원 한 명당 평균 450만원의 교육훈련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또한 기존 직원들이 신입 직원 교육에 투입하는 시간은 평균 주당 8~10시간으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개월간 약 300만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한국생산성본부 경영연구소는 "수습기간 동안 신입 직원의 업무 생산성은 숙련 직원의 약 50% 수준에 불과해, 이에 따른 기회비용도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총 투자 규모
직접 비용(약 600만원)과 교육훈련 비용(약 450만원), 기존 직원 투입 시간(약 300만원)을 합산하면, 기업은 수습기간 3개월 동안 신입 직원 한 명에게 최소 1,350만원 이상을 투자하는 셈이다.
산업별로는 IT·금융 분야가 평균 1,500만원 이상으로 가장 높고, 제조·서비스업은 1,2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 수습을 마치고 퇴사하는 직원의 모습 (출처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퇴사에 따른 손실 규모와 영향
수습기간을 마친 직원이 퇴사할 경우, 기업은 초기 투자 비용 외에도 여러 추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재채용 비용 증가
한국경제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채용비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직원 한 명을 새로 채용하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은 약 380만원이다. 여기에는 구인광고, 채용 플랫폼 사용료, 면접 진행 비용, 채용 담당자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특히 IT, 연구개발(R&D) 등 전문 인력 채용의 경우 600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 손실 현황
삼성경제연구소가 2022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팀원의 퇴사는 남은 구성원들의 업무 부담 증가와 사기 저하로 이어져 해당 부서의 생산성을 평균 22%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생산성 저하는 약 3~4주간 지속되며, 금액으로 환산 시 약 500만원의 추가 손실로 이어진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손실이 더 크게 나타났는데, 이는 중소기업의 경우 적은 인원으로 업무를 분담하고 있어 한 명의 퇴사가 미치는 영향이 더 직접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누적 손실 규모
초기 투자비용(1,350만원), 재채용 비용(380만원), 생산성 손실(500만원)을 모두 합산하면, 수습기간 직후 직원 한 명이 퇴사할 경우 기업이 입는 총 손실은 약 2,230만원에 달한다.
이는 대졸 신입사원 초임(평균 3,200만원)의 70% 수준으로, 기업에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주는 수치다.
주요 퇴사 원인 및 대응 전략
퇴사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원인 분석과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수습기간 후 퇴사 원인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인크루트가 2023년 공동으로 진행한 '신입사원 퇴사 원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습기간 후 퇴사를 결정하는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업무와 기대치 불일치(31.5%): 입사 전 기대했던 업무와 실제 담당 업무 간 차이
- 조직문화 부적응(24.7%): 회사 분위기나 인간관계 어려움
- 경력 발전 가능성 부족(17.2%): 성장 기회나 역량 개발 제한
- 급여 및 복리후생 불만족(15.6%): 기대보다 낮은 보상 체계
- 업무 과부하 및 스트레스(11.0%):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
한국노동연구원의 정민주 연구위원은 "단순히 급여 수준이 아닌, 직무 적합성과 조직 적응이 신입사원 유지에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효과적인 기업 대응 사례
수습기간 후 퇴사율을 낮추는 데 성공한 기업들의 주요 전략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방안이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 현실적 직무 소개(RJP): 네이버는 채용 과정에서 실제 직무 체험 기회를 제공해 입사 후 직무 불일치 문제를 15% 감소시켰다.
- 체계적 온보딩 프로그램: 현대자동차는 '하이카(HI-CAR)' 온보딩 프로그램을 통해 신입사원이 3개월간 단계적으로 조직에 적응하도록 지원하며, 수습기간 후 퇴사율을 약 20% 감소시켰다.
- 멘토링 시스템: LG전자는 신입사원에게 전담 멘토를 지정해 업무 및 조직 적응을 돕고, 이를 통해 수습기간 후 이탈률을 18% 낮췄다.
- 정기적 피드백: SK하이닉스는 수습기간 중 2주 간격으로 정기 피드백 세션을 운영해 업무 이해도를 높이고 불안감을 해소하며 신입사원 유지율을 개선했다.
- 경력개발 계획: CJ그룹은 신입사원 대상 '인재육성 로드맵'을 수립해 직원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조직 몰입도를 향상시켰다.
한국인사관리협회 관계자는 "단기적 보상보다 장기적 성장 기회와 조직 적응을 돕는 체계적 지원이 직원 유지에 더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의 재정건전성과 경쟁력에 직결되는 문제
수습기간 후 직원 퇴사는 단순한 인사 관리 차원을 넘어 기업의 재정건전성과 경쟁력에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3년 국내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입사원 퇴사로 인한 손실이 인사 담당자들이 꼽은 '가장 부담되는 인사 비용' 3위에 올랐다. 특히 100인 이하 중소기업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인재 확보와 유지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수습기간 후 퇴사에 따른 비용은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인재 유출이 심각한 IT·스타트업 분야에서는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온보딩 매니저' 직무를 신설하는 등 조직적 접근을 시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결론: 수습기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접근해야
전문가들은 수습기간을 단순한 평가 기간이 아닌, 미래 인재에 대한 전략적 투자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울대 경영학과 김성수 교수는 "수습기간에 투입되는 1,350만원 이상의 비용은 장기적 관점에서 회수해야 할 투자금"이라며 "이 기간에 직원의 조직 적응과 역량 개발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인재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신입 직원의 성공적인 온보딩과 정착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며 "수습기간 퇴사로 인한 2,000만원 이상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채용 단계부터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기업들이 수습기간의 경제적 가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 기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한다면, 직원 퇴사로 인한 재정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인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연구 및 사례분석 연구 : KBR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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