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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경영 아티클] 고령화 시대, 치과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환자가 늙는다고 병원도 늙을 순 없다

등록일 2025년04월22일 12시14분 트위터로 보내기

고령화 시대의 치과 전략: 환자가 늙는다고 병원도 늙어선 안 된다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전체 인구의 17.5%를 넘어섰고, 통계청은 2035년까지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20% 이상) 진입을 공식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고령 환자의 수가 증가한다는 차원을 넘어, 의료소비의 주체와 행태, 그리고 진료 패턴 자체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치과 분야는 이러한 변화가 가장 빠르고 명확하게 나타나는 영역 중 하나로, 기존 진료방식과 병원 운영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령층, 더 이상 ‘소극적 수요자’가 아니다
기존에는 고령 환자를 치과 경영의 ‘핵심 타깃’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경제활동에서 은퇴한 연령층이기 때문에 고가 진료에 대한 접근성이 낮고, 장기 내원이 어려우며, 급성 통증 중심의 진료에 그친다는 선입견이 강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점차 현실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치과 관련 의료비 지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9.8%씩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치과 진료비 증가율(6.2%)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임플란트, 부분 틀니, 치주 질환 관리, 심지어 구강 미용에 대한 수요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령층의 치과 진료는 더 이상 보철이나 통증 관리에 국한되지 않고, '삶의 질'과 직결된 고기능성 치료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고령 환자의 니즈는 다르다: 통증보다 ‘생활 기능’과 ‘자존감’
고령 환자가 치과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아파서가 아니다.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못해 소화에 문제가 생기거나, 말을 하거나 웃을 때 불편함을 겪는 등, 일상생활 전반에 불편함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치과 진료는 통증 해결이 아닌, 기능 회복과 사회적 활동성 유지를 위한 필수 조건에 가깝다.

또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환자 중 38.2%가 치아 치료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심미성과 인상 개선’을 꼽았다. 이는 단순한 건강 관리가 아닌, ‘자존감 회복’을 위한 치과 방문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고령층은 병원을 단순 치료의 공간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존재감을 회복하는 장소로 인식하고 있다.

 

진료 전략의 중심축을 ‘고령층 전용 구조’로 바꿔야 한다
고령 환자의 증가가 단순한 수요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병원 시스템의 정비다.

우선, 고령 환자에게는 긴 진료시간과 복합질환 동반 가능성 때문에 더욱 정밀한 문진과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병원은 진료 동선부터 예약 시스템, 대기 환경, 상담 방식 등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고령층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

예컨대, 일본의 ‘마루노우치 덴탈케어’는 65세 이상 환자 비중이 70%를 넘는 클리닉으로, 고령층 맞춤형 리셉션 서비스, 저소음 치과 장비, 고령 환자 전용 진료 공간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해당 치과는 리뷰 만족도와 재내원율에서 도쿄 도심 평균을 두 배 이상 상회하며 고령환자 특화 치과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가 아닌 '생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고령층의 구강 건강은 단순한 치과 질환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제대로 씹지 못하면 영양 상태가 나빠지고, 대사질환이 악화되며, 결국 전반적인 삶의 질이 떨어진다. 최근에는 ‘오랄 프레일(Oral Frailty, 구강 허약증)’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구강 기능 저하가 노년기 낙상, 치매, 우울증 등 다양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치과는 치료 중심의 병원이 아니라,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구강 건강 플랫폼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정기적인 기능평가, 식습관 상담, 틀니 적응 교육, 생활 리듬에 맞춘 내원 프로그램 등 통합적인 지원이 가능해야 한다. 고령화는 치과의료를 기술 기반 산업에서 사람 중심 산업으로 변화시키는 강력한 추동력인 셈이다.

 

 

결론: 치과가 늙어선 안 된다
고령화는 위기가 아니다. 수요와 수익, 그리고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다. 문제는 그 흐름을 얼마나 빠르게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느냐다.
‘환자가 늙었다고 병원도 늙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치과는 오히려 이 변화 속에서 더 젊고 민첩하게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 고령층 중심의 맞춤 서비스, 통합적 진료 구조, 그리고 심리적 만족까지 고려한 운영 전략이 앞으로의 생존을 좌우할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의료경영 및 병원브랜딩 전략연구 : KBR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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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금 기자 (mkpark@koreabusinessreview.com)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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