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업무 효율성을 저해하는 보이지 않는 장애물들 – 속도가 아닌 흐름이 답이다
효율성이 사라진 자리,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많은 기업들이 ‘성과’와 ‘속도’를 외치지만, 정작 하루 일과를 돌아보면 속도감 있게 일했다는 생각 뒤에 묘한 공허함이 남는 경우가 많다.
이메일에 쫓기고, 회의를 반복하며, 보고서 작성에 매달리는 사이 정작 중요한 일은 미뤄지고, 온전히 집중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순간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맥킨지(McKinsey) 연구에 따르면, 직장인의 60% 이상이 하루 중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시간대를 이메일 확인이나 보고서 작성 같은 비핵심 업무에 허비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직장인의 47%가 ‘정말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효율성을 해친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왜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일하고 있을까?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효율성을 갉아먹는 4가지 독소
잦고 불필요한 회의 – 회의 중독에 빠진 조직
마이크로소프트의 2022년 'Work Trend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들은 하루 평균 약 4시간을 회의에 소비하고 있으며, 이는 팬데믹 이전보다 252% 증가한 수치다.
많은 직원들이 회의가 비효율적이라고 느끼고 있으며, 특히 반복적이고 결론 없는 회의가 문제로 지적된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두 판의 피자 룰’을 도입했다.
한 번의 회의에 피자 두 판으로 배부를 채울 수 있는 인원 이상은 절대 참여시키지 않는다.
인원이 많아지면 논의가 길어지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아마존의 회의는 짧고 명료해졌고, 의사결정 속도는 빨라졌다.
멈추지 않는 방해 – 집중력을 잘라내는 사소한 것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연구에 따르면, 한 번 집중이 깨진 직원이 원래 업무 흐름으로 돌아가기까지 평균 23분이 걸린다. 이메일 알림, 메신저, 전화 한 통이 하루에 몇 번씩 집중을 끊어놓는다면, 그날의 업무는 이미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
구글은 2021년부터 ‘집중 시간(Focus Time)’ 설정 기능을 도입했다.
직원들이 스스로 특정 시간대를 설정하면, 그 시간 동안 회의 초대가 제한되고 방해받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구글은 이 제도가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보고와 문서 작업 – '일하기 위해 일하는' 구조
맥킨지(McKinsey)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 임직원의 28%가 하루 일과의 4분의 1 이상을 이메일 확인과 보고서 작성에 소모하고 있다.
이 수치는 2012년 기준이지만, 팬데믹 이후 원격 근무가 확산되면서 그 비중은 더욱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업무 관행에 대해 넷플릭스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불필요한 보고서 금지’를 선언하고, 실무자들이 본질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고 라인을 대폭 축소한 것이다.
보고서 작성에 쏟던 시간을 줄이자 직원들은 보다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성과로 이어졌다.
책임 불명확 – ‘누가 결정하는가’ 모를 때 발생하는 혼란
애플은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라는 원칙을 도입했다.
모든 업무에 ‘최종 책임자’를 한 명씩 지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제품 개발 과정에서 철저하게 적용됐다.
결국 모든 결정의 주체가 명확해지면서, 업무의 속도와 책임감이 높아졌다.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케이스 스터디: 효율성 혁신 기업 vs. 비효율에 갇힌 기업
성공 사례: 아마존 – ‘의사결정 속도’가 곧 경쟁력
아마존은 회의 시간과 인원 낭비를 경계하며, 결론 없는 논의 자체를 지양한다.
회의는 문서로 시작해 문서로 끝나는 것이 원칙이다.
제프 베이조스는 파워포인트 발표를 금지하고, 대신 회의 전 핵심 내용을 6페이지 이내의 서면 자료로 정리해 사전에 공유하도록 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시작 후 30분 동안 그 문서를 함께 읽은 뒤 토론에 들어간다. 덕분에 모두가 동일한 정보를 기반으로 논의를 시작하기 때문에, 쓸데없이 논의가 산으로 흐르는 일이 없다.
실패 사례: 유럽계 제조 대기업 – 회의가 일상을 삼키다
유럽의 한 제조 대기업은 하루 평균 8시간 중 5시간을 회의에 소모했다.
문서와 보고서가 끊임없이 오가며 의사결정 하나에도 여러 차례 검토를 거쳐야 했고, 그 사이 제품 출시 시점은 계속 늦춰졌다.
결국 시장 경쟁력을 잃게 되었고, 조직 개편과 비용 절감 조치를 단행했지만 이미 경쟁사에 뒤처진 상황이었다.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경영진을 위한 인사이트: 속도가 아니라 ‘흐름’을 관리하라
기업들은 흔히 속도를 강조하지만, 실제로 더 중요한 것은 ‘흐름(Flow)’이다.
집중해서 몰입할 수 있는 흐름, 빠르게 결론에 이를 수 있는 흐름, 불필요한 절차 없이 실행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만들어져야 비로소 속도가 효율성과 성과로 연결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디지털 과부하(Digital Overload)’가 직원들의 창의성을 저해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단순히 빨리 움직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흐름을 가로막는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출발점이다.
이제는 묻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미래 기업은 '흐름을 지키는 리더'만이 살아남는다. 당신은 그 흐름을 만들 준비가 되었는가?
경영연구 및 사례분석 연구 : KBR경영연구소
저작권자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