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의 총수일가 살찌우기 꼼수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 태광그룹 총수일가는 자신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의 김치 및 와인을 전 계열사에 고가로 매입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고발했다.

공정위는 태광그룹 19개 계열사에 총 21억8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 전 회장과 김기유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 등을 고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과징금을 받은 19개 계열사 모두 고발 대상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총수일가가 100% 보유한 동림관광개발이 설립한 골프장 휘슬링락 CC를 활용했다. 아울러 휘슬링락 CC는 지난 2013년 태광그룹 총수일가가 마찬가지로 지분 100%를 보유한 티시스에 합병시켰다.

태광 소유지분도 개요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문제는 휘슬링락 CC가 영업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휘슬링락 CC를 인수한 티시스 또한 덩달아 실적악화에 시달리게 된다.

이에 따라 태광은 티시스의 실적 개선을 위해 2014년 4월부터 김치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시작한다. 특히 식품위생법을 위반해 생산한 김치 10kg를 약 19만원의 가격으로 책정한 뒤 전 계열사에 구매토록 했다.

더불어 태광그룹은 해당 김치를 계열사별로 할당했으며, 계열사들은 직원 복리후생비와 판촉비 등 회사비용으로 김치를 구매한 뒤 직원들에게 급여 명목으로 지급했다.

또한 태광그룹은 지난 2015년 7월부터는 계열사 운영 온라인 쇼핑몰에 직원 전용 페이지를 구축해 김치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19만 포인트를 지급했다. 해당 포인트는 김치만 살 수 있는 포인트였다.

이러한 태광그룹의 ‘김치 작전’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2016년 9월에 중단했다. 이를 통해 태광그룹 계열사가 휘슬링락 CC로부터 구매한 김치는 512만6000톤, 금액은 95억 5000만원이다.

뿐만 아니라 태광그룹은 총수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또 다른 자회사인 메르뱅의 와인도 각 계열사 비용으로 구입해 임직원들에게 명절 선물로 지급했다. 사익편취의 방식이 김치에서 와인으로 바뀌었을 뿐 방식은 똑같았다.

마찬가지로 공정위의 현장조사가 진행된 2016년 9월 이전까지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메르뱅에서 구매한 와인은 46억원 상당이다.

김치와 와인을 판매해 벌어들인 수익은 최소 33억원이며, 이익은 고스란히 이 전 회장 가족들의 배당과 급여로 돌아갔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티시스와 메르뱅 모두 총수일가의 지분이 100%인 회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후 지배력 확대, 경영권 승계 등에 이용될 우려가 상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