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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리더십

[인사이트 4.0] 리더십 인사이트

등록일 2020년02월14일 10시14분 트위터로 보내기


 

 

얼마 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백민들만의 잔치로 여겨졌던 보수적인 영화제에서 기생충의 이와 같은 수상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로써 봉준호 감독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영화계의 거장에 오르게 되었다.

 


 

 

봉준호 감독이 이러한 역사를 쓰면서, 이를 가능하게 만든 그의 인품과 리더십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으로서 배우들을 대하는 그만의 독특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코리아비즈니스리뷰는, ‘배우들과의 소통’ 측면에서 봉감독이 어떤 리더십을 보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철저하고 세심한 존중

 

봉 감독은 지위와 관계없이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철저히 존중하는 영화감독으로 유명하다.

‘살인의 추억’과 ‘괴물’에 출연한 배우 박노식은 MBC 다큐멘터리 ‘감독 봉준호’에서 “아주 자그마한 역할, 보조출연자분들의 이름까지 불러주신다”며 봉준호 감독의 인품을 칭찬했다.

 


 

봉 감독은 모든 스태프들에게 예의를 철저하게 지키기로 유명하다.

봉 감독의 여러 주요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 보다는 경청한다” 고 이야기했다.

봉감독은 머릿속에 그려 둔 모든 그림과 상황을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빠짐없이 꼼꼼히 공유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감독으로서 한 번도 권위적, 고압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어 감동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배우 송강호는 이와 더불어 “함께 작업하며 봉준호 감독의 정교한 연출력에 놀랐다. 그 중 가장 정교한 지점은 밥 때를 칼같이 지켜줬다는 것” 고도 강조했다. 그가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주52시간 근로시간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는 사실도 굉장히 잘 알려져 있다. ‘기생충’ 역시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주52시간을 준수하여 제작되었다.

 

 

 

명확함: 봉테일

 

봉준호 감독의 별명은 '봉테일'이다. 그의 영화 속에 세심함, 즉 디테일이 살아있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봉 감독은 모든 스태프와 격의 없이 소통한다. 앞서 말했듯이, 머릿속에 그려 둔 상황을 스토리보드에 꼼꼼히 표현해 이를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공유하는데, 이렇게 해야 혼선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명확함은 봉 감독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명확함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명확히 전달해, 자신이 의도했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결국 그의 명확함이 영화의 성과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또 다른 측면에서의 명확함은 바로 ‘봉감독이 촬영 컷을 남김 없이 대부분 다 사용하고 현장에서 추가 촬영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그는 꼭 필요한 장면을 꼭 필요한 만큼만 촬영을 하고, 확신과 추진력으로 밀고 나갔던 것이다.

그의 이러한 명확함으로 인해 ‘봉 감독이 하자는 대로 하면 일이 쓸데없는 고생 없이 제 시간에 딱 끝난다’는 믿음을 모든 현장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믿고 있었기에,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군말 없이 봉 감독의 말을 따르고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 배우를 신뢰하기, 임파워먼트(Empowerment)

봉감독은 배우에게 자율성을 줌으로써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배우랑 감독이 역전되는 시점이 와요. 첨에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준비할 때는 감독이 더 많이 알고 있죠, 그 캐릭터에 대해서. 근데 촬영이 시작되고 배우들은 몇 달간 그 인물로 살잖아요, 아예. 그럼 이게 역전되는 순간이 와요. 촬영 후반에 어느 시점이 되면 배우들이 사실 더 몸으로 잘 알고 있고, ‘이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이런 행동을 한다’, ‘이 사람 같은 경우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을 뱉는다’라는 게 이미 몸에 스며들어서 역전되는 시점이 와요.”

 

봉감독은 영화 속 인물들은 자신이 만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하는 배우가 자신보다 그 인물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의 이런 믿음은 <살인의 추억> 촬영 때 여실히 보여 졌다. 그는 캐릭터를 이해한 배우가 직접 대사를 생각해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 하에, <살인의 추억> 촬영 당시 결정적 대사를 일부러 비워뒀다.  

 

그렇게 탄생한 대사는 바로,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다 아는 명대사이다. 그가 배우를 깊이 신뢰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봉준호 감독의 ‘봉테일’이라는 별명을 봤을 때, 그가 모든 것들을 통제할 것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실제 영화를 촬영할 때, 그는 자신이 캐스팅한 배우를 신뢰하고, 배우가 어느 정도 자신의 맡은 인물을 파악할 시기가 되면 중요한 대사를 맡기고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여 연기하도록 한다.

 

리더의 중요한 소양이라고 할 수 있는 Empowerment, 즉 권한 위임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십은 어디로부터 나오는 것일까?

봉준호 감독의 주변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봉준호 감독에게 이러한 리더십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철저하고 세심한 존중, 명확한 소통, 신뢰로부터 나오는 임파워먼트로 부터 나온 리더십을...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에서 4관왕을 차지할 수 있기까지 한팀이 되어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줬던,

봉준호 감독의 이러한 리더십이 바로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십'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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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juliet_1234@naver.com)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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